인간의 정신은 이해하고 창조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 왔습니다. 그 안에는 관찰이라는 행위 자체에 주의를 기울이는 타고난 능력 — 과정 그 자체를 본질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경험을 상상해 보려는 의식적인 노력에 무게를 두는 능력 — 이 깃들어 있습니다.
저의 작업은 자연 속에서 개별 세포와 그것이 이루는 유기체 사이에 존재하는 유기적인 관계를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저는 그 관계를 캔버스 위로 옮겨 와, 연속된 시간의 흐름을 따라 펼쳐지도록 두면서, 그 과정을 알아보고 기술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 갑니다.
이 과정은 본디 의도적인 것입니다. 순간의 감정이나 충동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화면 전체를 — 때로는 대상 그 자체보다도 더 주의 깊게 — 받아들이고 붙들고 있을 것을,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작업하는 일이 지닌 즉흥적인 성격을 존중할 것을 제게 요청합니다. 한 획 한 획을 놓아 가는 동안, 구도를 둘러싼 수천 가지의 내재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물음들이 표면 안으로 스며들어, 시간이 지나며 기억된 형태로 가라앉기를 저는 기다립니다.
멀리서 보면 제 그림은 단순한 색의 그러데이션처럼 읽히며, 조용하고 땅에 가까운 기운을 머금습니다. 가까이 다가서면 그 색면은 낱낱의 형상들로 흩어집니다. 시선이 옮겨 갈수록, 불규칙하게 흩뿌려진 점들의 장은 그 깊이를 드러내며 다음 색조로 시선을 이끌고, 끊임없이 층을 쌓아 갑니다. 한 겹 한 겹이 새로운 색채의 지층을 이루어, 멀리서 느껴지던 부드러움이 가까이에서는 촉각적인 실체로 마주 서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시각적 변주처럼 보이던 것이 사실은 이 이중성으로 인해 한층 복합적인 것이 됩니다 — 매끄러운 색의 흐름과, 실제 표면이 지닌 질감 어린 깊이 사이의 고요한 균형으로 표현됩니다.
Image: At Kim Hanyoung Stud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