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l on Canvas

인간의 정신은 이해하고 창조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 왔습니다. 그 안에는 관찰이라는 행위 자체에 주의를 기울이는 타고난 능력 — 과정 그 자체를 본질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경험을 상상해 보려는 의식적인 노력에 무게를 두는 능력 — 이 깃들어 있습니다.

저의 작업은 자연 속에서 개별 세포와 그것이 이루는 유기체 사이에 존재하는 유기적인 관계를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저는 그 관계를 캔버스 위로 옮겨 와, 연속된 시간의 흐름을 따라 펼쳐지도록 두면서, 그 과정을 알아보고 기술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 갑니다.

이 과정은 본디 의도적인 것입니다. 순간의 감정이나 충동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화면 전체를 — 때로는 대상 그 자체보다도 더 주의 깊게 — 받아들이고 붙들고 있을 것을,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작업하는 일이 지닌 즉흥적인 성격을 존중할 것을 제게 요청합니다. 한 획 한 획을 놓아 가는 동안, 구도를 둘러싼 수천 가지의 내재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물음들이 표면 안으로 스며들어, 시간이 지나며 기억된 형태로 가라앉기를 저는 기다립니다.

멀리서 보면 제 그림은 단순한 색의 그러데이션처럼 읽히며, 조용하고 땅에 가까운 기운을 머금습니다. 가까이 다가서면 그 색면은 낱낱의 형상들로 흩어집니다. 시선이 옮겨 갈수록, 불규칙하게 흩뿌려진 점들의 장은 그 깊이를 드러내며 다음 색조로 시선을 이끌고, 끊임없이 층을 쌓아 갑니다. 한 겹 한 겹이 새로운 색채의 지층을 이루어, 멀리서 느껴지던 부드러움이 가까이에서는 촉각적인 실체로 마주 서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시각적 변주처럼 보이던 것이 사실은 이 이중성으로 인해 한층 복합적인 것이 됩니다 — 매끄러운 색의 흐름과, 실제 표면이 지닌 질감 어린 깊이 사이의 고요한 균형으로 표현됩니다.

Image: At Kim Hanyoung Studio

HL202505, 2025, 116.8 * 91.0 cm

"저는 오직 유화 물감으로만 작업합니다. 이 길에 처음 들어섰을 때,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 르네상스 거장들의 정신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렘브란트, 그리고 훗날의 반 고흐 — 그들은 모두 오직 물감만으로 그렸습니다. 원하는 질감을 얻기 위해 다른 재료를 섞어 쓰는 일이 없었지요. 물론 그 시절에는 섞어 넣을 만한 다른 재료가 없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정신만큼은 이어 가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유화에 충실해 온 이유입니다. 그 물감이 지닌 고유한 매력과, 화가로서 제가 품은 열망 — 이 두 가지가 순수하게 얽혀 들 때, 비로소 저의 작품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Image: HL202505, 2025, Oil on Canvas, 116.8 * 91.0 cm

Image: At Kim Hanyoung Studio — 화가 김한영(Hanyoung Kim) 작품

김한영 작가의 작업이 향하는 곳은 풍경입니다. 근래 그는 해 질 녘의 빛을 그리며, 대기의 움직임과 그 시간에 깃든 고요한 정서를 함께 캔버스 위에 옮겨 놓으려 합니다. 그의 화면은 흔히 단색화의 맥락에서 읽히곤 하지만, 단색화가 화면 위에 펼쳐지는 현상 그 자체를 결과로 받아들이는 것과는 달리, 그의 그림은 다른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하나의 색조처럼 보이는 그 아래에 어떤 특정한 대상이 조용히 깃들어 있고, 그 대상을 향해 손을 뻗어 가는 행위 속에서 색의 층들이 한 겹 한 겹 서서히 풀려 나오는 것입니다.

Image: At Kim Hanyoung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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