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영은 198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1987년 동 대학원에서 M.F.A.를 취득하였습니다. 그 후 사십 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그는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한결같은 존재감을 지켜 왔습니다. 그의 작업은 크게 두 시기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에 이르는 목판화와 설치 중심의 초기, 그리고 2017년 《Signs of Nature》 연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화 중심의 후기가 그것입니다.
김한영의 작가적 행보는 1980년대 초, 국내외의 주요 전시에 참여하면서 그 윤곽을 갖추어 갔습니다.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제10회 앵데팡당전, 바르셀로나 미로 갤러리에서 개최된 제23회 호안 미로 국제드로잉상展, 그 일본 순회전(도쿄·오키나와), 그리고 일본에서 열린 제10회·제11회 가나가와 국제 앵데팡당전 등이 그것입니다. 같은 시기에 그는 목판화 동인 《나무》, 《그룹 1/12》, 그리고 《홍익판화연구회》에서의 활동을 통해 한국 현대판화의 한 흐름을 형성한 작가들 가운데 자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초기의 활동은 1989년, 서울 갤러리 돌에서 열린 첫 개인전 《Forest》(설치)로 결실을 맺습니다. 뒤이은 두 차례의 개인전 — 갤러리 예일에서의 《Woods》(1995), 인사아트센터에서의 《Wild Flowers》(2006) — 은 목판화와 설치라는 언어를 통해 자연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를 다져 나갔습니다.
2017년 이후, 김한영의 작업은 캔버스와 유화로 향하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그해 세종호텔갤러리와 훈갤러리에서 열린 제4회·제5회 개인전을 통해 회화 연작 《The Signs of Nature》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그는 훈갤러리에서의 제6회 개인전(2020), 갤러리 두에서의 제7회(2021), 그리고 훈갤러리에서의 제8회·제9회(2022)에 이르기까지,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같은 주제를 이어 왔습니다. 《The Signs of Nature》는 자연 속에서 발견한 유기적 형태들을 무수한 점과 겹겹의 색층을 통해 그려 냅니다. 멀리서 바라본 화면은 고요한 색의 그러데이션으로 읽히지만, 보는 이가 가까이 다가설수록 그것은 촉각적이며 입체적인 장으로 변모해 갑니다 — 오직 그만이 빚어낼 수 있는 회화적 언어입니다.
회화로 전환한 이후, 그는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KIAF(2017, 2018), BAMA 부산국제아트페어, 한국화랑협회 아트페어, 대전국제아트쇼, AHAF, 그리고 블루·핑크·뱅크 아트페어 등 주요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여해 왔습니다. 해외에서는 2021년 사치 갤러리와 피츠로비아 갤러리에서 열린 포커스 런던 아트페어, 같은 해 파리에서 열린 포커스 아트페어(Artsper), 2024년 사치 갤러리에서의 포커스 아트페어 런던, 그리고 2025년 첼시 인더스트리얼에서의 포커스 아트페어 뉴욕에 초청되며 — 자신의 작업 반경을 국제적인 무대로 넓혀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2025년 8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We, Such Fragile Beings)》에서 그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자연과 생명을 향한 작가의 오랜 사유가 다시 한 번 관람객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